1300년전, 신과 인간이 힘을 모아 만들었다고 하여 이름한 신종.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으로 꼽히는 신종의 높이는 3.75m, 무게는 중형차 13대에 해당하는 18.9톤이나 됩니다.
거대한 기중기(crane)와 대형 용광로도 없는 1300년전에 종을 이렇게 크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신라의 뛰어난 금속공학기술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덕대왕신종이 세계 최고인 것은 단지 그 아름다운 모양때문만이 아닙니다. 종의 생명은 그 소리에 있습니다.
일본 NHK 방송국에서 세계적인 명종들의 종소리를 녹음하여 종소리 경연대회를 연적이 있는데, 성덕대왕신종의 소리가 단연 으뜸으로 뽑혔습니다.
또한 AFKN의 미국인 아나운서는 방송 중에 신종의 소리를 들려주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서양의 종소리는 귀로 듣고, 한국의 종소리는 마음에 울린다.”
(“The Western Bell can be appreciated by the ears,
and the Korean bell by the depth of the mind")
성덕대왕신종은 장중하면서도 맑은 타격음과 힘찬 맥놀이 그리고 긴 여음을 갖고 있습니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끊어질듯 다시 이어지는 소리는 마치 주기적으로 맥이 뛰는 것과 비슷하다 하여 “맥놀이”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그 비밀은 놀랍게도 종 두께에 있습니다.
약간 다른 두께로 종을 비대칭으로 주조하여 그 결과 근접한 두 주파수를 발생시켜 그 간섭현상때문에 맥놀이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또 종 표면에 배치된 다양한 문양은 자연스러운 두께의 차이를 만듭니다.
강약을 반복하는 맥놀이로 종소리가 마치 살아 숨을 쉬는 것 같은 생명력을 갖게 합니다.
오늘날 성덕대왕신종과 외형이 비슷한 종은 흉내낼 수 있지만, 영혼을 울리는 그 장중하고 깊은 소리만큼은 재현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 첨부파일은 1970년대 성덕대왕신종의 타종소리를 녹음한 것으로, 저희 영상에 사용된 원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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